제목: 하나님이 준비하신 도피성, 그리고 대제사장의 죽음
본문: 민수기 35:22–34
오늘 본문은 실수로 사람을 죽인 자를 위한 하나님의 세심한 배려가 담긴 말씀이다. 고의적이지 않은 살인—정확히는 과실치사—에 대하여, 하나님은 도피성이라는 피난처를 준비하셨다. 이 도피성은 단순한 보호처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긍휼이 만나는 지점이다.
나는 본문을 읽으며 내 목회와 삶 속에서 실수한 자를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공동체 안에서 누군가의 실수를 보았을 때, 나는 그를 정죄했는가, 아니면 도피성으로 인도했는가? 나 자신도 실수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하나님은 나를 정죄하기보다 품으시고 기다려주셨다. 오늘 말씀은, 그런 하나님의 성품을 다시금 묵상하게 한다.
“악의 없이 우연히”라는 표현 속에는 우리 인생의 연약함이 담겨 있다. 나도, 우리 성도도, 모두 실수할 수 있는 존재다. 문제는 실수가 아니라, 그 실수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하나님의 시선은 생명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쪽에 있다. 나의 시선도 그래야 한다.
도피성에 머물러야 했던 자는 대제사장이 죽기까지 그곳을 떠날 수 없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깊다. 죄의 대가를 누군가는 감당해야 하며, 그 대가는 바로 대제사장의 죽음으로 완성된다. 오늘날 우리의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바로 그 해답이다. 예수님의 죽음이 나의 자유를 보장했다. 나는 도피성에 갇힌 자가 아니라, 도피성을 통해 회복된 자다.
고의적 살인자에게는 속전이 허락되지 않는다. 생명은 돈으로 살 수 없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땅이 피로 더럽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이것은 나에게 공동체 안에서의 생명 존중, 말과 행동으로 사람을 살리는 책임을 다시 일깨운다. 내가 뿜어내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피 흘림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주님, 저의 시선을 주님의 시선으로 바꾸어 주십시오. 실수한 자를 정죄하지 않게 하시고, 도피성처럼 품게 하소서. 제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다시 회복된 자인 줄 잊지 않게 하소서. 복수와 판단이 아니라, 회복과 긍휼을 선택하는 목회자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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